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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두바이 여행기 1
    창작 2024. 4. 2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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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 32살. 



    (자그마한 음식점 주인, 두 아이의 엄마, 

    회사원 남편, 무석에 거주 내 꼬리표들이다.)  



      꿈은 세계여행이랑 글을 쓰는 것이다. 세계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갖고 있는 꿈 중의 하나이다. 



      어릴때 장난감이라곤 하나 없던 나에게 학교의 도서관은 그야말로 천당과 같았다. 그중에서 나폴레옹, 해저 2만 리, 로빈슨 크루소, 몬테크리스또 백작 등은 거의 10번은 넘게 읽었다. 어떤 때는 하도 집에서 일을 시켜서 이불농 속에 들어가 숨어서 가만히 읽곤 했다. 이런 미지에 대한 모험소설 덕분에 아마도 자꾸 돌아다니고 싶은 것 같다. 



      초등학교때 도서관 출입증료가 15원이었는데 엄마가 안 끊어줬던 일이 지금도 마음속 한구석에 남아있다. 



      20대에는 한비야의 책을 좋아했다. 어쩜 그렇게 솔직하고 당당한지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20대 중반에는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들에서 엄청난 감명을 받았다. 사람의 영혼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렇게도 생생하게 잘 표현하는지 그야말로 하늘이 주신 능력임에 틀림없다. 물론 우리 모두에게 그런 능력을 주신다. 발견하고 못하고의 차이일 뿐. 

     

    그런데 여태껏 가본 곳이라고는 한국밖에 없었다. 애 때문에, 일 때문에, 돈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떠나지 못한 것이다. 마음속으로는 나중에, 나중에 애들 크고나면 꼭 떠날 거야를  외치면서.

    올해로 큰 딸이 8살에 작은 딸 3살이 되었다. 한 달 전에 여행앱에서 본 X의 여행기에서도 많은 걸 느꼈다. 6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2년 동안 20개국을 여행한 것이다. 돈이 많아야지만 여행할 수 있다는 나의 편견을 깨뜨렸다.

    시간만 있으면 늘 여행 앱들을 돌아 다니면서 싸고 괜찮은 거 없나 몰색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두바이가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3년 반 전에 내가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사진으로 뽑아 집안 곳곳에 붙여두었다. 그중에 두바이 7성급 호텔사진도 있었다. 특히 복식 아파트에 수영장이 달린  사진은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 또 한 두바이 여행을 다녀와서 이루어졌다. 물론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2층은 아니고 -1층에 1층 수영장 없는 정원 빌라. 대신 타우보우에서 정원에 놓는 큰 수영시설도 선택했다. 이걸 이루었을 때의 환희란 말로 이루 설명을 할 수가 없다.) 



      80퍼센트는 비슷하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태복음 7장 7절) 



      외국 여행은 보통때에는 애가 학교 가야 돼서 안 됐고 남편 휴가 때나 애 방학 때는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뛰서 갈 엄두를 못 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지르고 말았다. 큰딸은 학교에 10일간의 체험학습 휴가가 있었다. 학교에 6일 휴가를 빼고 나는 자유시간이 많은 터라 문제없고 남편은 회사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못 가고 둘째는 엄마한테 맡기기로 했다. 같이 가지 못하는 엄마에게 미안해서 대신 엄마랑은 큰애 방학하면 기차 타고 베트남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제 떠나는 일만 남았다.


     저녁 11시가 됐는데도 잠이 하나도 안 오고 정신은 맑기만 하다. 여행 계획 할 때만 해도 너무 흥분돼서 밤새 한숨도 못 잤는데 정작 떠나게 된다니 그때보단 덜하고 마음이 편안하다. 



      어릴 때 산골 살던 때 아마 여덟 살쯤이었던 것 같다. 용정에 사는 할머니 집에 가던 날 하도 설레어서 밤잠 설치고 버스 안에서 너무나 신났던 기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노랫소리도 끊기지 않았고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게 신기하고 아름다울 뿐이었다. 



      론다 번의 매직에서 그는 이러한 설렘과 희망으로 가득 찬 인생이 진실이라고 말한다. 황금의 나라, 7성급 호텔, 석유가 물보다 싼 나라 그런 소문이 두바이에 대한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솔직히 어릴 적부터 꿈꿔 왔던 건 이집트 로마 프랑스 등 고대 문명국에 대한 탐험이 먼저였다. 하지만 3년 반 전에 붙여둔 나의 드림 포토 덕분에 두바이가 한국 이외 처음 목적지로 채택되었다. 론다 번의 시크릿의 위력이란 참으로 위대하다. 글로 쓰는 것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 먼저 이루어지네. 



      여태껏 아랍에 대해서 아는 거라고는 아랍 수자 12345, 이슬람국가라는 것 정도였다. 큰 딸한테 아랍에 간다고 했더니 알라딘의 고향이냐고 묻는다. 빙고.

     

    핸드폰 목록대로 짐 정리하다가 썬 크림 옆에 주의 사항 있어서 봤더니 이번 여행을 위해 사놓은 썬 크림이 스프레이용이라 (폭발성 물질) 지하철에서 안 된단다. 하는 수 없이 나가서 또 하나 샀다. 


      핸드폰은 88원에 4일 무제한으로 개통했다. 보통 와이파이 기계를 많이 빌리는데 비용은 비슷하다.  (현지에서 와이파이 기계로 화상 통화가 안되였다)   그러니 같은 가격에 통신사 거로 하는게 훨씬 이득이다. 


    알리페이에도 있어서 개통하려고 비교해 봤더니 이동 앱에서 하는 게 훨씬 더 저렴하다. 내용을 대충 확인하고 현지 시으로 24시까지 마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북경 시간이었다. 결국 몇 분의 데이터료로 6원이 더 나왔다. 뭐든지 건성건성 하는 습관을 무조건 고쳐야겠다. 나중에 큰코다칠 수도 있겠다. 



      무석 기차역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기차가 지연이란다. 여행하다 보면 참 계획대로 안 되는 일이 많다. 4개월 전에 애들 둘, 친구, 친구 아들이랑 남경에 갔을 때의 일이다. 뜨거운 물을 안 먹는 큰딸이 받아놓은 물통을 입에 들이붓다가 혓바닥 다 데고, 잘 나가던 유모차 바퀴가 도착하니 빠져버리고, 택시에다가 둘째 신발 벗어놓고 내리고 정말 그런 가관도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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